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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전세기에서 내려오는 포스+태극기 드디어 결전지 SD에 도착... 대망의 ML 데뷔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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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ML 데뷔전이 펼쳐진다.

 

전세기에서 내려오는 포스

 

역사적인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앞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마침내 결전의 장소인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마치 화보와 같은 이정후의 모습을 공개하며 한국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9일(한국시간) 오전 5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 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024 미국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미 샌디에이고는 서울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첫 경기를 샌디에이고 원정에서 치르게 됐다.


경기를 하루 앞둔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구단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선수단이 전세기를 타고 결전의 장소인 샌디에이고에 도착한 모습을 공개했다. 구단은 이정후의 사진을 가장 먼저 게재했다.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이정후는 위쪽 단추를 풀어 헤친 모습이다. 안경을 셔츠에 살짝 걸친 채로 포스를 뿜어내며 전세기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이제 이정후는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도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고정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개막전에서도 이정후는 리드오프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에 대해 "만약 그가 개막전 1번 타자로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충격을 받을 일"이라고 공언하면서 굳건한 믿음을 심어줬다.


이어 멜빈 감독은 이정후에 관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삼진이 늘어난 현대 야구에서 그의 모습은 보기가 좋다.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땅볼 타구가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시애틀 매리너스 사령탑 시절(2003~2004년) 한솥밥을 먹었던 '일본 야구의 살아있는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51)를 이정후를 비교했다. 멜빈 감독은 "이치로가 앞발을 더 많이 움직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배트에 공을 맞히는 방식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정후에게 있어서 리드오프는 낯선 자리가 아니다. 이정후는 KBO 리그 7시즌 동안 1번 타순에서 1468타석을 소화했다. 이는 3번 타순으로 뛰었던 2017 타석 다음으로 많이 들어선 자리이기도 하다. 성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1번 타순에서 통산 타율 0.328, 11홈런, 139타점, OPS 0.832의 성적을 거뒀다. 2023시즌에는 1번 타순에서 95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86, 8타점, OPS 0.740을 마크했다. 미국 현지 평가도 좋다. MLB.com은 이정후에 대해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설정하면서 때려낼 수 없는 공까지 칠 수 있는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 타석에서는 약점이 많지 않은 편이다. '배드볼 히터(bad ball hitter)'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는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인 이종범으로부터 물려받은 능력"이라며 칭찬했다.


이정후가 데뷔전에서 상대할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는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다. 다르빗슈는 이미 지난주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LA 다저스를 상대한 바 있다. 이날 경기가 올 시즌 그의 두 번째 등판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다르빗슈와 맞대결을 펼쳤다. 2차례 타석에 들어섰는데, 다르빗슈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에 그쳤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여기에 샌디에이고에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 함께 뛰었던 김하성(29)도 뛰고 있다. 김하성도 서울시리즈 2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이제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홈 개막전에 출전할 전망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1억1300만 달러(한화 약 1519억4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정후는 시범경기를 잘 치러내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이정후는 1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2루타 2개, 3루타 0개, 1홈런 5타점 6득점 5볼넷 4삼진 2도루 출루율 0.425 장타율 0.486 OPS(출루율+장타율) 0.911의 성적으로 올해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같은 날 이정후에 관한 미니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 영상에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 및 키움 히어로즈 시절과 WBC 대회 활약상,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출전하는 이정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샌프란시스코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며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친화력도 확인할 수 있다. 또 태극기와 함께 팬들에게 인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021년 구단 역대 최다승(107승) 신기록을 쓰면서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2시즌 정확히 5할 승률(81승 81패)을 마크한 샌프란시스코는 2023시즌에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79승 83패를 기록, 승률 0.488로 4위까지 내려앉았다. 결국 시즌이 끝나자마자 구단 고위층은 2019년 11월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게이브 케플러 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약점은 타격으로 꼽혔다. 지난해 팀 타율 0.235로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팀 OPS(0.695)도 평균(0.74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팀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인 윌머 플로레스가 23홈런 OPS 0.863을 찍으며 고군분투했다. 감독 경질 후 샌프란시스코는 발 빠르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령탑으로 2년간 활약했던 밥 멜빈 감독을 새롭게 영입, 지휘봉을 맡겼다.


밥 멜빈 감독은 팀 내 약점인 외야수 포지션에 관해 미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운동 신경이 뛰어난 외야수를 찾고 있다"고 했는데 그 주인공은 이정후였다. 밥 멜빈 감독이 아시아 선수와 인연이 깊다는 점도 이정후에게 호재라 할 수 있다. 2003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멜빈 감독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5~2009년)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011~2021년)를 거쳐 최근에는 2년간 샌디에이고(2022~2023년) 감독을 역임했다. 통상 1517승을 거둔 명장으로 통한다. 시애틀에서는 일본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 샌디에이고에서는 김하성과 다르빗슈 유와 함께했다. 특히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을 꾸준히 주전으로 내보내며 믿음을 심어줬고,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보답했다.


과연 이정후와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한국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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